에이전트가 일하는 퍼널
생성형 AI와 에이전트는 무엇이 다른가, 마케팅 퍼널·고객 여정·전환율을 숫자로 읽는 법, 그리고 에이전트가 들어갈 자리를 표시하는 법 — 둘째 날의 지도.
들어가며 — "AI를 쓴다"와 "AI가 일한다"의 차이
1일차에 세 직무가 하나의 퍼널 위에 있다는 것을 봤다. 오늘은 그 퍼널 위에 에이전트를 올린다.
2023년의 마케터는 ChatGPT에게 캡션을 써 달라고 했다. 2026년의 마케터는 에이전트에게 "이번 달 신규 가입 전환율을 1%p 올릴 실험 세 개를 설계하고, 소재를 만들고, 결과를 매주 월요일에 보고해"라고 말한다. 둘의 차이는 도구의 성능이 아니라 일을 맡기는 단위다. 앞의 것은 문장을 맡겼고, 뒤의 것은 목표를 맡겼다.
목표를 맡기려면 두 가지가 먼저 있어야 한다. 첫째, 목표가 숫자여야 한다. 둘째, 그 숫자가 어디서 나오는지 — 퍼널의 어느 단계인지 — 알아야 한다. 그래서 오늘 오전은 에이전트의 개념을, 오후는 퍼널과 고객 여정을 숫자로 읽는 법을 다룬다. 그리고 하루의 끝에서 여러분 각자가 49일 뒤 어떤 포트폴리오로 어떤 직무에 지원할지를 문장으로 확정한다.
1. AI Agentic 마케팅 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는 무엇이 다른가
생성형 AI는 답한다. 에이전트는 끝낸다.
생성형 AI(LLM)는 입력 한 번에 출력 한 번이다. 질문하면 답하고, 거기서 멈춘다.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으면 계획을 세우고, 도구를 쓰고, 결과를 확인하고, 부족하면 다시 한다. 멈추는 조건은 "답을 했다"가 아니라 "목표에 도달했다"다.
에이전트를 이루는 네 가지 요소를 기억하면 어떤 도구를 봐도 구조가 보인다.
| 요소 | 뜻 | 마케팅에서의 예 |
|---|---|---|
| 목표(Goal) | 끝났다고 판단할 기준 | "경쟁사 3곳의 지난 30일 콘텐츠 주제 분포표" |
| 도구(Tools) | 에이전트가 손으로 쓰는 것 | 웹 검색, 브라우저, 스프레드시트, 광고 계정 API, Notion |
| 메모리(Memory) | 맥락과 이전 결과 | 브랜드 가이드, 지난달 성과, 금지 표현 목록 |
| 루프(Loop) | 계획 → 실행 → 검토 → 수정 | 초안 작성 → 브랜드 톤 검사 → 수정 → 제출 |
네 요소 중 마케터가 직접 설계하는 것은 목표와 메모리다. 도구와 루프는 제품이 제공한다. 그래서 에이전트 시대의 마케터 역량은 "프롬프트를 잘 쓴다"가 아니라 "목표를 숫자로 쓰고, 기준(메모리)을 문서로 만든다"로 옮겨 간다. 5일차(프롬프트 엔지니어링·MCP·스킬)에서 이 메모리를 실제 파일로 만든다.
활용 사례 네 가지 — 퍼널 위에 놓고 보기
에이전트 사례는 늘 퍼널 단계와 함께 봐야 한다. "멋진 데모"가 아니라 "어느 숫자를 움직이는가"로 읽는 습관이다. 아래는 수업 내내 쓸 가상의 러닝화 브랜드 X의 예다.
- 리서치 에이전트 (인지 단계) — 매주 월요일 경쟁사 SNS·커뮤니티·검색 트렌드를 수집해 "이번 주 비어 있는 주제 5개"를 표로 낸다. 움직이는 숫자: 콘텐츠 기획 시간(하루 → 30분), 주제 적중률.
- 콘텐츠 파이프라인 에이전트 (관심 단계) — 주제 하나를 넣으면 블로그 초안·인스타 캡션 3종·숏폼 대본·썸네일 시안까지 한 번에 뽑고, 브랜드 톤 체크리스트로 스스로 검수한다. 움직이는 숫자: 주당 발행 수, 저장·공유율.
- 광고 소재 실험 에이전트 (전환 단계) — 한 가지 메시지로 헤드라인 12개 × 이미지 4개를 만들고, 성과 데이터를 읽어 다음 주 소재를 제안한다. 움직이는 숫자: CTR, CPA.
- CRM 개인화 에이전트 (재구매 단계) — 구매 이력·마지막 방문일·관심 카테고리로 고객을 묶고, 묶음별 메시지를 쓰고, 발송 후 반응을 다시 묶음에 반영한다. 움직이는 숫자: 재구매율, 이탈률.
네 사례의 공통점은 사람의 일이 세 가지로 줄어든다는 것이다. 목표를 정하고, 기준을 정하고, 마지막에 판단한다. 중간의 수집·초안·반복은 에이전트가 한다.
에이전트에게 맡기면 안 되는 것
- 브랜드가 무엇을 약속할지 — 포지셔닝은 사람이 정한다. 에이전트는 그 약속을 반복할 뿐이다.
- 고객에게 보내기 직전의 마지막 확인 — 특히 가격, 날짜, 법적 표현, 민감한 주제. 1일차의 약속 그대로다. "AI가 그렇게 말했어요"는 답이 아니다.
- 숫자가 나쁠 때의 해석 — 에이전트는 "CTR이 떨어졌다"는 보고하지만, "우리 메시지가 식상해졌다"는 판단은 아직 사람이 더 잘한다.
미니 실습 — 내 하루에서 에이전트에게 넘길 일 (15분)
- 마케터로 일한다고 가정하고, 하루 업무를 시간 순으로 8개 적는다.
- 각 업무 옆에 **목표(숫자)**를 쓸 수 있는지 표시한다. 쓸 수 있으면 에이전트 후보다.
- 후보 중 하나를 골라 네 요소(목표·도구·메모리·루프)를 한 줄씩 채운다.
- 옆 사람과 바꿔 읽고, "목표가 숫자인가"만 묻는다.
평가 기준: 목표가 숫자인가. 메모리(기준)가 문서로 존재할 수 있는가.